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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남길거야

[영화] 더 킹<The king, 2017> 리뷰

이 글은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으로 쓴 글이며 스포가 있음을 알리는 바입니다.


1. 영화의 기법이나 형식면에서 신선했던 부분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영화를 보면서 필자는 쾌감 1, 박장대소 20, 전율 2번을 느꼈다. 요 근래 보아온 한국 영화중에 (지극히 주관적으로) 재미는 물론이고 영특한 연출을 뽐내고 있는 영화인데 평단의 호불호가 왜 '' 쪽으로 취우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영화는 두 번 관람할 용기는 나질 않지만 누군가 제발 좀 같이 보러 가 달라고 애원한다면 흔쾌히 보러 갈 수 있는 영화다.

2. 필자는 어떤 영화를 보던지 간에 오프닝 시퀀스에 집중한다. 왜냐, 일단 관객의 시선을 끌기 위한 감독의 모든 노력이 집중 되어 있기 때문에 감독의 연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킹의 오프닝 시퀀스는 굉장히 좋았다. 강식(정우성), 태수(조인성), 동철(배성우)의 연기력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오만함과 딸랑딸랑 아부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데 이바지하고 있었고 정우성, 조인성의 외모 역시 여성 관객뿐만 아니라 남성 관객의 눈 까지도 말끔히 씻겨 주고 있었다. 갑툭튀 하는 차 사고는 관객들을 호옹이! 이게 뭐람! 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장치들은 모두 곧 이어질 지루한 태수(조인성)의 가족사 및 인생사 및 인생 역전 스토리를 참고 보라는 감독의 디테일한 꼼수가 아닌가 한다.

3. 필자는 앞서 말했듯이 전율 2, 박장대소 여러 번, 쾌감 1번을 경험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치에 대해서 하나하나 낱낱이 설명해 보아야 할 것 같은데 전율 1번은 일단 티어드랍이다. 최두일(류준열)이 태수를 살려주고 장렬하게 개에게 뜯겨 죽는 장면에서 티어드랍이 흘러 나옴과 동시에 잔잔히 깔리면서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 지는데 온몸이 전율했다. 두일이 너무나도 멋있게 나와서가 아니라 노래가 너무 좋아서. 노래와 감각적인 슬로우 모션의 조화가 필자를 짜릿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원래 사실 Teardrop이라는 노래를 알고 있었다. 원래 알고 있던 친숙한 노래가 흘러나오니 몸이 반응 했는지도 모른다.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몽환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버전만 들어왔었는데 영화를 보고난 뒤로 호세 곤잘레스(Jose Gonzalez)버전을 더 많이 듣고 있는 듯하다.

4. 두 번 째의 전율은 아마 영화를 본 모든 관객들이 공감하리라 생각 되는데 마지막 장면이다. 오프닝뿐만 아니라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결말의 수비력인데 태수가 진정한 왕은 바로 .. 당신이니까 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정말 잘 마무리 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이 영화가 투표 독려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랬으나 영화가 끝난 뒤 출입문을 나오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권력을 잡기 위한 태수의 국민들을 향한 아부였다는 생각이 팍 들더라. 선거 때만 항상 국민이 왕이 되는 시국을 비판하는 쪽에 더 생각이 기울었고 그것이 여태까지 블랙코미디를 표방하던 영화의 마무리로 깔끔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투표 독려인줄 알았건만 그저 끝까지 블랙 블랙 국까 국까함을 보여주는 잘 들어가고 잘 마무리한 완성도 영화였다. 왠지 마지막 씬은 현 시국에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 마무리 작업에서 알파된 장면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별점 ☆☆☆☆





ps. 오랜만에 좋은 영화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