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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남길거야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Still and all(2015) 리뷰

 


그럼에도 불구하고 Still and all(2015)

 

1. 현재 이 땅의 7월과 8월에 거의 독과점에 가까운 상영관을 점유하고 여름 천만 영화의 흥행을 목표로 했던 영화들을 배경에 두고 작은 다큐멘터리 영화 한편이 개봉 했다. 이마저도 부산 청년들의 불굴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사실 극장에 들어서기 전에는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과 <워낭소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선입견이 내 감상을 예단, 지배했다. 주제 상의 접합점이라고는 없는데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그저 할머니가 포스터에 등장할 뿐이다. 여기서 필자 스스로 반성하는 부분은 결말을 미리 예상하고 보았다는 점.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말이다. 혹여나 이 평을 보고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이라면 미리 할머니의 임종을 예단하면서 보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다보면 혹여나 강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것이 결말이 아닐까하는 불안감과 함께 <곡성>급 심리 서스펜스를 느낄지도 모른다.


 

2. 영화는 영도를 배경으로 이들에게 불어 닥친 변화의 바람인 재개발과 철거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앞서 말한 서스펜스 1도 없이 전개된다. 프레임 속에 동 주제 영화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반대 시위나 폭력 사태 등은 담겨 있지 않지만 영화를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힘은 할머니 분들의 입담이다. 카메라는 줄곧 할머니 분들의 삶에 집중하는데 그들의 입담을 보고 있노라면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속 chit chat을 떠오르게 만든다. 사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이므로 현실 그 자체다. 그러니 짜여진 각본인 타란티노 필름보다 더 생동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3. 강아지 할머니 모녀의 만담은 그저 멍하니 지켜보게 된다. 듣고만 있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르 해지는 입담을 발휘해 주신다. 여느 코미디 장르 영화보다도 즐겁다. 서로 죽을 시기를 예측 해주며 점 배틀을 하는 점바치 할머니 두분 역시 신 스틸러 역할을 똑똑히 해내는데 사실 이 영화의 신 스틸러는 다름아닌 ㅅㅂㅅ 시장님이다. 단 두 번의 등장만으로 존재감을 뿜뿜하며 명대사를 기적처럼 일궈낸다. 


ps. 1). 다리 올라가는 거 봐야 하는데 ~            

     2). 어디서 왔어요? 웰컴투부산~


4."우리 좀 그냥 여기서 죽게 놔두지" 

나이가 든 할머니 분들에게 변화는 두렵기 마련이다. 6.25 피난 시절부터 몇 십 년을 살아온 삶의 터전인데, 그러지 않을 수가 없다. 그저 본인 인생의 한 폭이 된 곳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을 뿐. 그러나 그것은 ㅅㅂㅅ시장님과 측근들의 관심사로부터 철저하게 벗어난다. 점바치 골목을 활성화 하는 것은 그들의 관심사에 부합하지만 점바치 할머니들의 삶의 터전에 대한 관심은 제로다. 이렇게 또 누군가의 삶의 터전은 경제 개발 논리에 의해 사라지고 잊혀져 간다.